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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신고질라와 고질라 에니메이션 시리즈를 정주행 했다. 시간 때우기용 괴수 영화 후기를 블로그에 쓰는 일이 없는데 신고질라 이후 영화 스토리는 괴수 영화 이상의 내용을 담고있다. 그래서 한번보고 잊기에는 너무 아까워 그 소감을 쓰려한다.

신 고질라, 2016


감독이 무려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안노 히데아키다. 배우들은 무명은 아니지만 중견 배우들이 포진했고 특유의 일본 실사영화 촌스러움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영화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영화 플레이를 시작했다면 초반 몇분만에 플레이어를 껏을 사람들도 있으리라 예상한다. 그 만큼 초반 연출은 촌스럽다.

잠시 지루함을 이겨내면 계속 진화해가는 고질라가 나타나고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기 식의 관료 회의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옆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보고 받아 그걸 다시 옆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전달하는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관료체계, 대책 본부를 설치하기 위한 대책 회의, 미국이 자신들의 실수를 묻어버리기 위해 UN의 다국적군이란 이름 뒤에 숨어 한 나라를 핵으로 쓸어버리는 작전.

보다 못한 일본 총리는 얼굴 마담말고 진짜 전문가들을 데려오라 호통치고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대책 본부. 첫 지시사항은 '이곳에서 뭘 하든 인사고과에 영향없다.' 나라가 멸망하게 생겼는데 인사고과 챙기는 공무원들.

이 영화는 원자력 발전소 폭발까지 이어진 동일본 대지진을 소재로 하였다고 한다.

고질라 : 괴수행성, 2017


고질라 괴수행성은 애니메이션 버전이다. 엄밀하게 신고질라와 이어지는 시리즈는 아니지만 시간 흐름이 연결되어 있어 내용상 시리즈롤 보아도 무방하다.

핵폭탄 수십개의 공격에 살아 남은 고질라 때문에 인류는 멸망 직전이다. 여러 이유로 행성을 잃고 떠돌던 외계의 2종족이 지구를 지키기 위하여 고질라를 공격하지만 외계 종족의 우수한 과학도 고질라를 막는 것은 역부족이다.

고작 4천명 남아 우주를 떠돌던 지구인, 외계 2종족의 연합군은 지구 탈환 작전을 세운다. 떠돌이 우주선 시간 22년, 지구 시간 2만년이 흐른 후다. 2만년 동안 지구의 생태계와 생물들은 모두 고질라의 특성에 맞추어 진화되었다. 강철같은 날카롭고 강한 밀림으로 연합군은 제대로 진군하지도 못하고 피해가 커져간다.

모든 것이 변한 2만년 후의 지구가 아직도 인간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연합군들. 2만년 후 지구에서는 누가 침략자이고 누가 지구의 주인인가!

고질라 괴수행성은 어떤 상황을 겪어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잘 표현했다.

고질라 : 결전기동증식도시, 2018

어렵고 긴 제목이다. 전작의 괴수행성에서 이어지는 2편이다. 스토리 전개상 연작으로 후속편이 계속 나오리라 예상된다. 전작 괴수행성에서 연합군은 고질라를 제압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제압한 고질라는 2만년 전 지구에 나타났던 초기 모델이다. 2만년 동안 진화와 성장을 지속한 고질라는 여전히 건재하고 위력은 더 강해졌다.

아직도 지구는 인간의 것이라고 착각하는 연합군들. 그러나 연합군은 지구인 외 2 종족으로 이루어 졌다. 각자 자기 종족의 방식으로 지구를 되찾으려 한다.

2만년전 외계 종족은 고질라와 대항하기 위해 자신들의 과학인 나노메탈 기술을 이용하였다. 결전기동증식도시라는 어렵고 긴 제목이 나노메탈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나노메탈은 자기 복제가 가능하고 주변 사물을 메탈로 변환하는 능력이 있다. 나노메탈의 복제, 증식 능력으로 무적에 가까운 무기도 제작가능하다. 문제는 고질라도 무적이라는 것이다.

무적과 무적이 만나면 누가 이길까? 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나노메탈과 고질라의 대결, 고질라가 승리하면 연합군은 다시 우주 떠돌이 신세가 되고, 나노메탈이 승리하면 지구는 나노메탈로 덮여 영원히 복구 불가능해진다. 적을 제압하기 위해 적을 이용해야 하지만 인간은 절대 지구를 다시 차지할 수 없는 모순 속에 빠진 연합군 3 종족들.

고질라 시리즈는 자신이 만물의 영장이라 주장하는 지적 생물체의 오만함과 모순에 대하여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 

신 고질라와 디스토피아

고질라 시리즈가 디스토피아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러나 신 고질라 이후 영화를 디스토피아라는 장르로 묶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적어도 인간의 기준에게는. 지옥은 지옥일 뿐이지 디스토피아가 아니지 않나.

신 고질라에는 인류가 멸망하는 모습이 잘 표현된 장면이 있다. 고질라를 향한 일격이 고질라를 절대 병기로 진화시켜, 동경을 초토화시키는 장면. 요격기들이 모두 격추되고 도시가 불바다가 된 이 장면에 사용된 Who will know OST는 멸망, 죽음, 공포, 사라짐의 감정을 최대로 증폭시키는데 성공했다.

이 장면에서 느끼는 공포를 설명할 예를 쓰고 싶지만 차마 그러지는 못하겠다. 다만 동일본대지진 당시 그 지역 주민들이 느꼈을 감정을 조금이나마 추론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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